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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행복합니다

그렇게 해도 될런지 조심스레이 묻습니다.

비가 오고 촉촉하게 젖는 날이면,
왠지 오싹해지는 선선함에
한 없이 이 몸이 웅크러진다 생각될때에
그 좋아하는 커피 곱게 갈아서 내려놓고
내 잔 뿐만이 아닌 또 다른 한 잔에 채워놓고
당신을 생각해도 될런지
조심스레이 하늘에 묻습니다.

눈 바람 몹시 몰아치는 날이면,
옷깃 잔뜩 두 손에 쥐어잡고
어디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곳으로
막 달려가 자리잡고 않아
따스한 코코아 한잔 내 앞에 시켜두고
그렇게 당신을 생각해도 될런지
아무도 모르게 내 자신에게 물어봅니다.

앞에 시켜둔 커피 한잔에
뭉클한 이 마음이 왜 인지 모르겠습니다.

차갑게 식어가는 코코아 한잔에
내 마음 또한 그렇게 식어가고 있음을
차마 부인할 수가 없는 내 자신이기도 합니다.

행복하기를 바랍니다.
아니 꼭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합니다.

주인 없이 시켜둔 내 앞에 놓인
이 커피 한잔의 열기가 식을때면
나 분명 모두를 훌훌털고 일어나
서로의 행복을 위해 당신에 대한 모든것을
잊을거라 약속합니다.

행복하기를 바랍니다.
부디 행복한 모습으로 그리고 행복한 이야기로
훗날 내 귓가에 맴도는 당신어었음 합니다.

.
.
.

그렇게 느끼며 생각하고
끝내 다짐하며 잊으려 했던
그러한 때가 있었습니다.

헤어짐의 아픔도
잊어야 한다는 슬픔도
모두가 너무나 큰 짐이기에
버거울 정도로 견디기 힘든 그런 날이 있었음을
이제서야 조용히 회상합니다.

그 누구도
텅 비어버린 마음 한 구석을 채워줄 수 없을거라
나 만이 단정지으며
힘든것 이상으로 더 힘이 들고
아프도록 괴로와하며
내 자신 괴롭히던 그런 날이 있었음을
이제서야 웃음지으며 뒤돌아 보고 있습니다.

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게
이 모든 아픔과 슬픔 잊혀질거라 하던
다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
이제는 나의 이야기가 되어 버리고,

비가 내리고 찬기가 느껴지는 날이라도
눈 바람 몹시 불어 한기가 느껴지는 날이라도
이제는 주인없는 커피 한잔과 코코아로
내 마음을 채워야 할 일이 없습니다.

그 때에,
식어가는 커피를 뒤로하고 모든것을 잊겠다던
마음 속 내 다짐은
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어 왔지만

꼭 하나...

행복하기를 바란다고
부디 행복한 모습으로 그리고 행복한 이야기로
훗날 내 귓가에 맴도는 당신어었음 한다고
하늘을 향해 부탁했던 내 물음에

아직도 아무런 이야기,
당신에 대한 행복한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있음에
이제는 그 마음 한 구석에
허전함이 아닌 미안함으로 채워지고 있음을
느끼는 하루입니다.

행복할 거라 믿습니다.

난...
나는 행복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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